하이엔드 레이디스 워치
네이플, 레이디 버드, 랑데부, 라임라이트 등
Brand Focus

시계는 예로부터 남성을 위한 맨즈 워치가 중심인 세계입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레이디스 워치가 발전에 기여한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유행과 변화에 민감한 여성들 덕분에 기존의 관습에서 탈피할 수 있었으니까요.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가 지금 보통 시계라고 지칭하는 손목시계의 시대를 맞이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했죠.

여성용 시계의 역사

20세기 초반, 성향상 아무래도 보수성이 강한 남성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사용해 온 포켓워치를 쉽게 바꿀 수 없었던 데 반해, 여성들은 팔찌 모양으로 만든 시계를 거부감 없이 착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손목시계 스타일의 새로운 시계를 별다른 거부감 없이 수용했던 셈입니다. 

1868년 파텍필립이 헝가리 코스코비츠 백작부인을 위해 </br> 만들었다고 알려진 손목 시계 © Teddy Baldassarre

1868년 파텍필립이 헝가리 코스코비츠 백작부인을 위해
만들었다고 알려진 손목 시계 © Teddy Baldassarre

요즘도 여전히 맨즈 워치가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레이디스 워치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성숙한 맨즈 워치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데 반해, 레이디스 워치는 아직 성장 잠재력이 큽니다. 맨즈 워치의 작은 사이즈로 취급하거나 쿼츠 무브먼트를 사용한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 여기던 과거와 달리 메커니컬 무브먼트를 사용해 남성과 동등한 수준의 시계를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죠. 주얼리와 결합해 부가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주얼리 워치도 레이디스 워치의 범주에 해당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은 무척 큽니다. 고급 레이디스 워치는 하이엔드 회사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브레게의 레인 드 네이플(Reine de Naples), 블랑팡의 레이디 버드(Lady Bird), 예거 르쿨트르의 랑데부(Rendez-vous), 피아제의 라임라이트 갈라(Limelight-gala) 등은 요즘을 대표하는 레이디스 워치 컬렉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브레게 레인 드 네이플
Reine de Naples

마리아 아뉴지아타 카롤린 보나파르트 뮤라(Maria Annunziata Caroline Bonaparte Murat), 줄여서 카롤린 뮤라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여동생으로 나폴리를 통치하는 나폴리의 여왕이었습니다. 그는 예술을 사랑해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브레게의 빼어난 예술성과 기술력을 알아보고 1808년에서 1815년의 기간동안 30여점을 컬렉션으로 소유했습니다. 이것은 브레게가 창업했을 때부터 주문자와 시계에 대해 꼼꼼하게 기록했기 때문에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인데요. 나폴리의 여왕은 손목에 착용할 시계를 브레게에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은 브레게가 최초의 손목시계를 발명했다고 주장하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 breguet

© breguet

브레게의 기록에 따르면 1810년에 2개의 시계를 주문했고, 그 중 하나를 1812년에 완성했으며 1849년과 1855년에 두 번의 수리를 진행했습니다. 지금은 행방을 알 수 없는 여왕의 손목시계는 소리로 시간을 알려주는 리피터, 달의 모양을 보여주는 문페이즈와 온도계 기능을 가졌습니다. 타원형 케이스의 시계를 손목에 고정하기 위해 머리카락과 금실을 사용한 일종의 스트랩을 달았습니다. 당시 5,000프랑 정도의 가격이었다고 하는 이 시계를 지금의 가치로 환산하면 5,000만원 정도라고 전해집니다.

레인 드 네이플 8918, 레인 드 네이플 8909 © breguet

레인 드 네이플 8918, 레인 드 네이플 8909 © breguet

나폴리 여왕의 시계가 그대로 시계의 이름이 된 레인 드 네이플은 오리지날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받아 지금의 컬렉션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우아한 타원형 케이스, 러그 역할의 물방울 디테일과 브레게를 상징하는 코인엣지 케이스 사이드, 머더 오브 펄이나 기요세 다이얼로 여왕의 시계에 어울리는 기품을 드러냅니다. 하이엔드 회사 답게 작은 사이즈의 메커니컬 무브먼트를 사용합니다. 시간만 나타내는 가장 단순한 기능에서 오리지날처럼 리피터 기능을 담아 맨즈 워치 못지 않은 고급 기능을 구사해, 우아하며 아름다운 디자인이나 디테일뿐만 아니라 기능에서도 하이엔드의 진면모를 보여주죠. 

블랑팡 레이디 버드

1735년 창업해 쿼츠 쇼크의 파고를 겪으면서도 단 한 번의 쿼츠 시계를 만들 역사가 없는 블랑팡. 1930년대 여성용 손목시계 최초로 셀프와인딩 무브먼트를 사용한 롤스(Rolls)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블랑팡 롤스 © quillandpad

블랑팡 롤스 © quillandpad

정사각형에 가까운 롤스는 독창적인 방식의 마이크로 로터를 사용했고, 슬라이딩 크라운으로 여성들이 소중히 여기는 손톱이 손상되는 일을 방지했습니다. 1933년 블랑팡의 사장으로 시계계 최초의 여자사장인 베티 피스터(Betty Fiechter)가 취임하면서 작은 혁명을 일으킨 거죠. 독특한 구조 덕분에 지금은 컬렉터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빈티지 피스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1956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지름의 무브먼트를 사용한 레이디버드를 발표하면서 레이디스 워치의 선구자 적인 역할을 합니다. 

© blancpainblog

© blancpainblog

무당벌레라는 뜻을 가진 레이디버드는 지름이 작고 지름에 비해 두께가 두꺼운 케이스 프로포션을 따라 지어진 이름으로 손목이 가는 여성에게 적절한 디자인이었습니다. 블랑팡은 한동안 이 디자인의 레이디 버드를 생산하다가 비교적 최근에 슬림한 프로포션의 디자인으로 바뀌었습니다. 

블랑팡 레이디 버드 컬러스 페이즈 드 룬 © blancpain

블랑팡 레이디 버드 컬러스 페이즈 드 룬 © blancpain

약 35mm 지름의 여성용으로는 다소 크지만 당당한 크기의 케이스에 섬세한 질감의 마더 오브 펄 다이얼을 택했습니다. 컬러풀 한 오버사이즈 로마 인덱스의 컬러를 매칭한 가죽 스트랩, 다이얼에 서정성을 불어넣는 문페이즈 기능이 특징입니다. 탑재하는 메커니컬 셀프와인딩 칼리버는 남성용과 같은 베이스로 만들어 메커니컬 워치의 즐거움을 전달합니다.

예거 르쿨트르 랑데부

레인 드 네이플이나 레이디 버드에 비하면 짧은 역사의 랑데부지만 현대적인 레이디스 워치의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2012년 탄생한 랑데부는 쿼츠 칼리버가 보편적이었던 레이디스 워치를 메커니컬 칼리버를 사용해 맨즈 워치와 동등한 수준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맨즈 워치의 복잡한 기능보다는 여성의 눈높이에 맞춘 여성적인 기능을 주로 소개해 왔죠.

예거 르쿨트르 랑데부 나잇앤 데이 © jaeger-lecoultre

예거 르쿨트르 랑데부 나잇앤 데이 © jaeger-lecoultre

다이얼 한 켠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부드러운 무드로 바꿔주는 문페이즈, 별자리를 표시하는 셀레스티얼(Celestial, 천체표시) 기능으로 다이얼에 영롱한 밤하늘을 펼쳤습니다. 주로 GMT 표시기능과 짝을 이루던 데이트/나이트 표시를 독립적으로 사용해 해와 달을 다이얼에 등장시키기도 하고, 예측할 수 없는 슈팅스타 인디케이터로 별과 우주를 경험하는 셀레스티얼 컴플리케이션을 완성했습니다. 

예거 르쿨트르 랑데부 셀레스티얼 © gmtpost

예거 르쿨트르 랑데부 셀레스티얼 © gmtpost

랑데부는 이처럼 여성을 위한 기능을 메커니컬 칼리버로 구사하는 한편, 디테일에서도 여성적인 요소를 고려했습니다. 다양한 손목의 두께에 대응하는 다양한 케이스 지름, 불규칙하게 보이는 패턴의 기요세 혹은 마더 오브 펄 다이얼, 손 글씨 같은 플로럴 인덱스와 잼세팅으로 여성의 여성만을 위한 메커니컬 워치 장르를 완성해, 레이디스 워치를 시작하는 후발주자에게 많은 영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피아제 라임라이트 갈라

피아제 소사이어티는 피아제 가문의 4대째인 이브 피아제(Yves Piaget)에 의해 만든 부와 명예 그리고 스타일을 갖춘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을 뜻합니다. 이들의 파티는 누구나 동경했고 살바도르 달리, 재클린 케네디, 앤디 워홀,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이 참가했고, 피아제의 대표적인 라임라이트 갈라는 피아제 소사이어티가 왕성하게 개최되던 1973년의 모델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피아제 소사이어티 © watchilove

피아제 소사이어티 © watchilove

현재의 라임라이트 갈라는 아라비아 숫자 6과 9를 겹친 비대칭 러그의 라운드 케이스가 가장 도드라지는 특징입니다. 한쪽 러그 끝에서 시작해 베젤을 한 바퀴 돈 다음 다른 러그 끝으로 향하는 디자인은 피아제의 또 다른 장기엔 잼세팅을 발휘하는데 최적의 형태이며, 브레이슬렛과 결합해 피아제 주얼리의 독창적인 디테일인 팰리스(Palace) 장식을 구현하기에도 최적화 된 디자인을 가집니다. 피아제는 그간 쿼츠 칼리버를 레이디스 워치에 탑재해 왔지만, 변화를 감지하고 메커니컬 칼리버의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울트라 슬림으로 대표되는 탁월한 무브먼트 제조사로 시작한 피아제의 역사를 반영하는 요소이기도 하죠.

피아제 라임라이트 갈라, 피아제 소사이어티 © piaget

피아제 라임라이트 갈라, 피아제 소사이어티 © piaget

피아제 거래 가능

바이버에서도 피아제 타임피스들의 거래가 가능합니다. 거래수수료 인하 프로모션도 준비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Felix

Writer

시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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