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티클은 Watch Terminal에서 집계한 설문조사 데이터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예산 VS 취향
예비 신랑신부가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 백화점에서 마음에 드는 시계를 찾지 못했지만, 중고/빈티지 시장에서 원하던 시계를 예산 내에 발견했다면 무엇을 선택하는게 맞을까요?
스레드(Threads)에는 위 질문만 단순하게, 인스타그램에는 유사한 시계들을 나란히 비교하며 선택할 수 있는 설문 형태로 글을 올렸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빈티지/중고도 괜찮다고 했을까요? 어떤 답글이 달렸을까요?
인스타그램 설문 결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설문은 아래 세 쌍의 시계를 두고 각 경우 신품 옵션과 중고/빈티지 옵션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구조였습니다.

이미지 출처: Cartier, VIVER


이미지 출처: Jaeger-Lecoultre, Patek Philippe

먼저 밝혀두자면, 설문을 진행한 계정이 빈티지와 중고 시계를 판매하는 제 인스타그램이었기에 결과에 편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 중고나 빈티지 시계를 선호하시는 팔로워분들이라도 결혼 예물만큼은 신품을 고집하실 거라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과반수가 중고/빈티지 옵션을 선택하셨다는 점은 꽤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인스타그램과 달리 스레드에서는 편향이 훨씬 적은 결과를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스레드에서는 과반수가 딱 마음에 드는 시계가 아닐지라도 꼭 신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여주셨습니다.
하지만 '중고/빈티지도 괜찮다'는 의견을 주신 분들이 약 1/3이나 된다는 부분에서 조금 놀랐습니다.
스레드 반응

한국에서 결혼 예물과 중고품
한국은 오랫동안 중고품, 특히 빈티지 시계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남이 쓰던 것", "깨끗하지 않다", "나쁜 기운이 붙는다"는 인식까지 있을 정도로 중고는 한국의 소비 심리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스레드 댓글 1번: "웨딩링도 당근에서 사지그래요"
스레드 댓글 2번: "중고는 하지않을것 같습니다(이유는 그 중고품에 어떤 기타등등의 사연이 있을지 모르기에)”
이번 인스타그램 설문조사에서도 아무리 파텍필립이 2천만 원대 구매를 할 수 있어도 천만 원 이상 지불하고 신품으로 예거르쿨트르를 구매하겠다고 하신 분이 약 20% 정도 계셨습니다.

신품 예거 르쿨트르 vs. 빈티지 파텍 필립 설문 조사 결과
특히 결혼이라는 신성한 의식에서는 거의 금기에 가깝죠. 새 출발,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만큼 당연히 새 제품이어야 한다는 것이 통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레드 댓글 3: "예물로 새 거를 들이고 좋은 자리에 착용하고 소중히 다룸으로써 나중에 시간이 지났을때 멋이 담기는거라 생각해요 그런제품이 자식 물려주기도 의미있게 되는 것 같아요"

요트-마스터 Ref. 16622 (1999 ~ 2012)
© Fratello
그럼에도 위 설문조사와 스레드의 댓글에서 확인한 결과는 분명 국내 시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빈티지가 선택받기 위한 3가지 조건
물론 빈티지도 괜찮다고 하신 분들도 무조건 빈티지가 좋다는 건 아니었습니다. 댓글과 DM에서 전해주신 메시지를 본바, 빈티지/중고 시계가 선택받으려면 아래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브랜드 가치나 디자인 등에서 큰 선호도의 차이가 없다는 전제하, 중고나 빈티지 시계가 신품을 대신하여 선택받기 위해서는 유의미한 가격의 차이를 보여야 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설문에서는 720만 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품 까르띠에 펜더 스몰과 약 710만 원에 시세가 형성되어 있는 2000년대 롤렉스 레이디 데이트저스트의 비교 사례가 있었습니다. 결과는 약 3:2로 신품 펜더가 우위를 보였고요.

신품 까르띠에 vs. 빈티지 롤렉스 설문 조사 결과
만약 신형 팬더와 가격이 유사한 2000년대 레이디-데이트저스트가 아닌 약 500~600만 원대 90년대나 80년대 레이디 데이트저스트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하셨을까요?

© Analog:Shift
몇 개월 전 '오메가는 롤렉스에 비해 저평가되었나요?'라는 질문으로 인스타그램 설문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기억나지 않지만 압도적으로 '그렇다'는 답변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굳이 선택하자면 오메가와 롤렉스 중 어떤 브랜드를 고르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는 과반수가 롤렉스를 선택했죠.
롤렉스가 오메가보다 고평가되어 있다 해도 '왕관'의 위엄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겠죠.
이번 인스타그램 설문에서는 2025년식 오메가 아쿠아테라와 약 30년 된 롤렉스 데이트저스트를 비교했습니다. 두 시계의 가격 차이는 약 10%(롤렉스가 저렴)였습니다.

신품 오메가 vs. 빈티지 롤렉스 설문 조사 결과
약 70%의 응답자께서 롤렉스 데이트저스트를 선택하셨습니다. 예물 시계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가격이 유사하다면 30년이나 된 롤렉스가 최신형 오메가보다도 매력적이라는 응답을 해주신 거죠.

Aqua Terra 220.10.41.21.01.002
41mm, 블랙


Datejust 36 16234
36mm, 화이트/로만, 쥬빌리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조건이겠죠. 예물이 아니어도 마찬가지고요.
스레드 댓글에서 반대 의견을 주신 분들 중에도 부품이나 상태에 대한 신뢰 부족을 이유로 드셨고, '빈티지도 괜찮다'고 하신 분들도 '정품이라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스레드 댓글 4: "전 신랑신부가 직접 쓸거고, 정품 확실하기만 한다면 큰 상관은 없을 거 같은데..."
변화는 진행 중, 하지만 '찝찝함'은 넘어야 하는 산
빈티지나 중고 시계를 반대하신 분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결국 '찝찝함'입니다.

서브마리너 3세대 (16610LN, 116610LN, 126610LN
)
© Crown & Caliber
남이 쓰던 물건이 싫어서, 가품인지 몰라서, 금방 고장날까 봐(수리가 비쌀까 봐), 판매자를 상대하기 싫어서 등 이 "찝찝함"은 단순한 감정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형성된 문화적 인식이고, 어쩌면 그간 중고 시계 시장의 참여자들이 잘못 쌓아둔 인식이 현재 시장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찝찝함'에 대한 모든 이유를 100% 해소시킬 수는 없습니다. 특히 '남이 쓰던 물건이 싫다'는 관념은 어쩌면 불변의 영역일 수도 있습니다.

© Phillips
하지만 나머지 부분들은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문제들이고, 이미 많은 업체들이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해외 유명 옥션 하우스(크리스티즈, 소더비, 필립스 등)는 물론 중고 딜러사, 빈티지 컬렉터들이 신뢰하는 업체들도 있죠. 공식 AS 센터에서 2차 검증을 받아도 문제없는 시계만 꾸준히 판매해 온 곳들도 있고요.

VIVER LABS
중고 시계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입니다. 컬렉터든 일반 소비자든 믿고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죠. VIVER는 외관 점검은 물론 부품의 진가품 여부까지, 보이지 않는 부분도 철저히 '진단'합니다. 실제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최고 사양의 장비를 도입해 정밀한 검수를 진행하고 있죠.
'감정 진단 서비스'도 있습니다. 내 시계가 정품인지, 전체적인 컨디션은 어떤지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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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Hwang
시계 애널리스트
Watch Termi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