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 에어킹 AIR-KING
가장 즐거운 롤렉스
ROLEX

롤렉스 에어킹의 독특한 행보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변화를 지양하는 롤렉스 라인업에서 독특한 행보를 보이는 라인업이 있습니다. 바로 에어킹인데요. 알고 보면 데이토나, 서브마리너, GMT-마스터보다도 먼저 태어난 롤렉스의 원조 툴워치입니다. 롤렉스 에어킹의 흥미로운 아이덴티티를 구축해나가는 과정을 돌아볼까 합니다.

롤렉스 에어킹 Ref. 126900 / © Rolex

롤렉스 에어킹 Ref. 126900 / © Rolex

에어킹의 탄생,
항공업계를 향한 진심

롤렉스 에어킹 Ref. 4925 / © Sotheby’s

롤렉스 에어킹 Ref. 4925 / © Sotheby’s

1945년에 태어난 롤렉스 에어킹은 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합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 왕립 공군 조종사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이는 항공산업에 필수적인 정밀성에 대한 롤렉스의 진심을 잘 보여줍니다.

롤렉스 인기 모델 가운데 GMT-마스터 2, 스카이 드웰러 역시 항공업계를 떠올리게 하지만 에어킹이야말로 운항 그 자체에 특수화된 툴워치로서 파일럿 워치의 순수한 해석에 가깝습니다.

심플한 엔트리 모델로서의 에어킹

왼쪽부터 롤렉스 에어킹 Ref. 5500, 롤렉스 에어킹 14000 /</br>© AnalogShift, © Steiner

왼쪽부터 롤렉스 에어킹 Ref. 5500, 롤렉스 에어킹 14000 /
© AnalogShift, © Steiner

1957년부터 출시되어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에어킹은 단순히 심플함을 고수하는 시기였습니다. 오이스터 퍼페츄얼 본체에 ‘Air-King’ 표기로만 구분되기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34mm의 오이스터 케이스, 깔끔한 다이얼 조합으로 엔트리 레벨 라인을 지켰고, 1980년대에는 익스플로러와 비슷한 3-6-9 마커가 더해지며 시인성을 더합니다. 에어킹이지만 에어킹만의 특징은 찾아보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래서일까요? 2014~2015년 시즌에 에어킹은 갑작스럽게 단종을 맞이합니다.

현대식 에어킹의 탄생

왼쪽부터 Ref. 5500, 1400, 114200, 116900.</br>진화할수록 오이스터 퍼페츄얼에서 분리된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br>ⓒswisswatchexpo

왼쪽부터 Ref. 5500, 1400, 114200, 116900.
진화할수록 오이스터 퍼페츄얼에서 분리된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
ⓒswisswatchexpo

짧은 휴식기를 가졌던 에어킹은 2016년 바젤월드 에서 예고 없이 깜짝 부활했습니다. 오이스터 퍼페츄얼 라인에서부터 완전한 독립을 선언한 Ref. 116900이었습니다. 과거의 에어킹이 입문자용 시계로서 절제된 디자인을 고수해왔다면, 현대식 에어킹은 입문자용 시계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도를 만끽했습니다.

Air-King 116900

Air-King 116900

40mm, 블랙, 오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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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ndhound SSC / © TopGear

Bloondhound SSC / © TopGear

전체적인 컬러 배합은 2014년부터 파트너십을 맺은 ‘블러드하운드' 슈퍼 소닉 자동차의 속도계와 계기판에서 영감받았습니다. 1989년부터 에어킹에 사용되었던 3-6-9 아라빅 아워 마커는 유지되며 검은색으로 고정된 다이얼이 대비를 더 하게 되었습니다.

조종석, 롤렉스가 제작한 속도계 / © Alphr, © Rolex

조종석, 롤렉스가 제작한 속도계 / © Alphr, © Rolex

에어킹 역사상 최초로 40mm라는 큰 사이즈로 업데이트되며 견고하고 강인한 이미지가 추가되었습니다. 116900의 케이스는 밀가우스 Ref. 116400과 동일한 케이스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같은 항자성 무브먼트까지 탑재하여 ‘프로페셔널’ 롤렉스에 더 어울리는 툴워치로 진화했습니다.

롤렉스의 혼종 에어킹

현대식 에어킹은 롤렉스 카탈로그에서 ‘오리너구리’ 같은 존재입니다. 포유류, 조류, 파충류의 특징이 골고루 섞인 오리너구리처럼 에어킹안에는 롤렉스의 다양한 디자인 요소가 담겨있습니다. 

익스플로러1의 미닛 트랙과 3-6-9 아플리케 마커 배열, 스무스 베젤에 크라운 가드, 메르세데스(벤츠) 핸즈, 그리고 그것을 완성하는 것은 노란색 왕관과 그린 서체의 로고입니다. 덕분에 독보적인 롤렉스의 존재감을 뽐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네바 롤렉스 부띠크, 에어킹 Ref. 116900
/<br>© Rolex, © Monochrome

제네바 롤렉스 부띠크, 에어킹 Ref. 116900 /
© Rolex, © Monochrome

에어킹 Ref. 116900은 롤렉스 최초로 ROLEX 서체와 로고가 각자 다른 색으로 표현된 시계입니다. 부티크에서 흔히 사용하는 컬러 조합은 일반 소비자에게 익숙해서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롤렉스 전통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평이 갈리는 디자인입니다. 롤렉스 시계를 접해보고, 과거 에어킹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기에, 특이한 만큼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눠지는 현상도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찾은 
에어킹 최신작 Ref. 126900

에어킹 Ref. 126900 / ⓒ Rolex

에어킹 Ref. 126900 / ⓒ Rolex

그리고 2022년, 현대식 에어킹의 최신작 Ref. 126900이 출시되었습니다. Ref. 126900은 전작의 디자인을 계승하며 개선과 보강을 한 모델입니다. 드디어 에어킹만을 위해 만들어진 케이스 본체를 찾게 되었고 무브먼트 또한 서브마리너 ‘논데이트’가 사용하는 Cal. 3230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크라운 가드도 추가되어 남부럽지 않은 툴워치로서의 면모가 갖춰집니다.

Air-King 126900

Air-King 126900

40mm, 블랙, 오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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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킹을 추천하다면? 

에어킹 Ref. 116900 / © Monochrome

에어킹 Ref. 116900 / © Monochrome

실착용을 목적으로 하는 유저가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현대식 에어킹은 생각보다 큼직하다는 것입니다. 숫자로 가득 채워져 여백이라고는 없다 싶은 다이얼 때문에 시계만 놓고 보면 컴팩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베젤 폭이 얇아 다이얼이 도드라지는 효과를 냅니다. Ref. 126900의 러그-투-러그는 47.4mm, 엔드링크까지 포함하면 51.2mm까지 뻗어나가 손목 둘레가 15cm 이하인 유저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업계 최고로 인정받은 오이스터 브레이슬릿과 오이스터 클라스프는 이지 링크(Easy Link)로 5mm까지의 미세조절이 가능합니다.

Young

Writer

내 꿈은 시계왕.

King of 비주류, 밀가우스
밀가우스의 단종과 부활, 그리고...
점점 더 크게, 자라나는 시계들
시계의 대형화 (1)
세계 최대의 시계 축제
바젤월드에서 워치스 앤 원더스까지
튜더 블랙 베이 58, 블랙 베이 54
모던 클래식의 반열에 오르다
파네라이 루미노르 LUMINOR
빛나는 파네라이
티파니 컬러 혹은 터콰이즈 블루
터콰이즈 블루 컬러의 시계들
로열 오크 오프쇼어 OFFSHORE
오데마 피게의 대담한 선택
반갑지 않은 손님 ‘가격 인상’
가격인상이 시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
제랄드 젠타와 로열 오크
시계 디자인의 아버지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복각모델
과거의 영광을 찾아가는 스피드마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