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 리셀 시장의 탄생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116500LN
ROLEX

롤렉스 리셀 시장의 탄생

시계를 예전부터 좋아하던 사람들은 말합니다. 롤렉스 매장에 새 시계가 가득했던 때가 있었다고. 그리고 여느 제품의 중고 가격이라는 게 그렇듯, 리셀가는 리테일 가를 넘지 않는 선에서 정해지던 때가 있었다고. 그게 대체 언제인지, 그런 시절이 다시 올 지 모르겠지만, 아무튼요.

지금처럼 롤렉스 리셀 가격이 리테일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 현상은 언제 시작되었을까요? 역시 데이토나, 또 이녀석입니다.

아주 작은 변화, 큰 진폭

2016 바젤월드에서 발표된 데이토나 Ref. 116500LN. 함께 발표된 신제품이 많았지만 가장 주목도가 높았던 것은 역시 데이토나 신형 모델이었습니다. 전작 Ref. 116520의 성공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아 시장은 뜨겁게 호응하며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죠. 현재까지도 롤렉스 전 컬렉션을 통틀어 가장 손에 넣기 어려운 모델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번 살펴보았던 데이토나 116520과 비교해 어떤 점이 더 나아졌던 걸까요? 일단, 전작 Ref. 116520의 핵심이었던 인하우스 (걸작) 무브먼트 Cal. 4130은 그대로 가져갑니다. 그래서 사이즈는 동일하고요, 904L 스틸을 쓴다는 점에서 소재도 같아요. 그럼 이제 달라진 점들을 살펴볼게요.

Daytona 116520

Daytona 116520

40mm, 블랙, 오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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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tona 116520

Daytona 116520

40mm, 화이트, 오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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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크롬 베젤

베젤의 소재가 스틸에서 세라믹으로 바뀌었습니다. 세라크롬 베젤은 롤렉스가 오랜 시간 연구해온 걸작입니다. PVD(물리적 증착 기법) 공정을 통해 숫자와 눈금 속에 플래티넘 입자가 얇게 채워지는 기법으로 견고하고도 가독성이 뛰어난 세라믹 베젤을 선보였습니다. 이것은 전작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스틸 베젤의 스크레치, 변색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데이토나 라는 강렬한 단어와 어울리도록 살짝 더 두꺼워진 폰트도 매력적입니다. 이 작고도 강렬한 변화는 116500LN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여전히 세라토나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으니 말이죠.

블랙 서브 다이얼

다이얼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블랙 그리고 화이트로 출시하였지만 약간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 변화는 화이트 다이얼에서 더 눈에 띄는데 다이얼 안쪽에 있는 서브다이얼에 블랙 색상을 넣은 것입니다. 이것은 1988년에 출시한 Ref. 16520과 많이 닮아 있어 레트로한 느낌을 줍니다. 전작에서는 블랙 다이얼이 강세였지만 이 제품 출시 이후 화이트 다이얼의 수요가 높아졌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왼쪽부터 블랙 다이얼, 화이트 다이얼

왼쪽부터 블랙 다이얼, 화이트 다이얼

국내 리셀 시장의 탄생

국내시장이 늦은 것뿐. 롤렉스 ‘오픈런’이라는 문화가 일찍이 있었던 해외의 경우 흔한 현상이었습니다. 블로그 주제로 선정해서 일기 쓰듯이 기록을 남기는 사람이 한둘이 아닐 정도였죠. 2016년 공급이 시작된 데이토나 Ref. 116500LN의 출시 당시 리테일 가격은 1,450만 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소액이긴 하지만 프리미엄이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 제품 이전에는 국내에 프리미엄 시장이라고 할만 한 것이 없었습니다. 시계 또한 중고 제품은 리테일 가보다 낮게, 감가를 받는게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세라토나가 등장했을때, 국내 중고 시장에도 리테일 가를 넘어선 중고 가격이 처음으로 등장했습니다. 처음엔 다들 낯설어했죠. 세라토나가 올라온 중고 마켓 게시판이 들썩거렸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죠. 국내 시장에서도 이른바 ‘P’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브레이크가 없는 데이토나

코로나 사태 이후 명품 시계에 많은 수요가 몰려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 롤렉스가 있었으며 그 선두에 있던 것이 바로 이 세라토나 Ref. 116500LN이었습니다. 2,000만 원 정도로 형성되었던 프리미엄은 무려 7,000만 원을 거침없이 뚫어버리며 사람들을 기겁하게 했는데요.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보석이 잔뜩 박힌 시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체 스틸 모델이 맞습니다.

바이버 인덱스

바이버 인덱스

언제나 수요가 있는 모델인데, 2022년 1월 롤렉스의 가격 인상으로 한 번 더 시장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5,000만 원을 넘어 7,000만 원 선까지 도달했었지만 현재는 다시 내려가는 추세입니다.

Daytona 116500LN

Daytona 116500LN

40mm, 블랙, 오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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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tona 116500LN

Daytona 116500LN

40mm, 화이트, 오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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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리셀의 상징과도 같은 세라토나의 가격은 언제나 모두의 관심 대상입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Samuel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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