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제 시계 인생은 참 우연한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중고 시계줄(브레이슬릿)을 직접 가공해 판매하는 일을 하면서 시계와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당시 지문이 닳아 없어질 만큼 시계줄의 광택을 내면서 일에 열중하던 시기였죠.
그러던 중 중고 시계줄을 거래하던 한 시계 수리점에서 받게된 시계부품들이 제 시계 인생의 시작이었습니다.
혼자 시계를 수 만 번 분해, 조립하면서 시계와 수리에 대한 애착이 깊어졌고 지금은 단순히 시계를 수리하는 기술을 넘어 시계에 얽힌 시간과 기억을 되살리는 일에 대한 사명감도 가지고 있습니다.
A. 저는 항상 ‘정직한 시계’를 좋다고 말합니다. 외형은 그럴듯한데 안을 열어보면 조립 상태가 엉망인 경우도 있어요. 반대로 단순하지만 설계대로 정확히 작동하고 수리가 용이한 시계도 많죠. 결국은 기본에 충실하고 구조가 논리적인 시계, 그런 시계가 오래갑니다.
그리고 저는 늘 이렇게 생각합니다. 수리에 지존은 없습니다. 아무리 오래 했어도 방심하면 실수하게 되고, 항상 공부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실력이 퇴보하죠. 좋은 시계를 고르는 기준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만든 시계’를 알아보려면 저 역시도 늘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를 선택하겠습니다. 고전적인 아름다움도 있고, 뒤집는 구조처럼 보이는 것과 감추는 것의 균형이 철학적이거든요. 수리할 때도 워낙 섬세하고 예민해서 저를 긴장하게 만드는 시계죠. 그런 시계를 매일 차면, 기술자로서도 늘 초심을 잃지 않을 것 같습니다.
A. 저는 이번 협업이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시계 시장 안에서 바이버와 장성원시계가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서로를 해치는 경쟁이 아닌 서로를 살리는 상생의 구조를 만드는 시작이라고 보고 있어요.
바이버는 디지털 기반에서 거래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담당하고, 저는 오프라인 현장에서 실제 감정, 수리, 교육을 통해 신뢰와 깊이를 책임지는 역할을 하게 되겠죠. 각자의 강점을 살려 서로 보완하고 협력하는 방식이야말로 앞으로의 시계 문화 형성에 꼭 필요한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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